김수정, Stanford/MIT 합격생, 스탠포드 아카데미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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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eekly.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7/18/2007071801132.html?srchCol=photo&srchUrl=photo5
- "사람에 대한 호기심 … 뇌인지과학 도전"
- 서울과학고 졸업 후 MIT 진학하는 김수정양
 - ▲ 1989년생.
2002년 서울 대치초등학교 졸업. 2005년 서울 대청중학교 졸업. 2007년 서울과학고 졸업.
- ‘서울과학고 조기졸업-메사추세츠공대(MIT) 조기전형(early action) 합격’. 김수정(18)양을 설명하는 몇 가지 타이틀을 보며 언뜻 ‘과학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천재’ 혹은 ‘과학 한 분야만 파고드느라 다른 것에는 관심 없는 외골수’의 이미지가 겹쳐졌다. 지난 7월 9일,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해서도 내내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몇 분 후, 작고 여린 체구에 긴 생머리를 나풀거리며 나타난 여학생과 ‘그’ 김수정을 쉽사리 연관 짓지 못했다.
“중학교 입학할 때쯤이었나 봐요. 동네에 과학경시대회 대비 방면으로 굉장히 유명한 학원이 있었거든요. 어린 마음에 그 학원에 다니는 언니 오빠들이 참 멋있어 보였어요. 나라고 못할 것 있나 싶었죠. 그래서 덥석 학원에 등록한 게 과학과 맺은 첫 번째 인연이었어요. 이렇게 멀리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웃음)”
당시 수정양이 학원에 다니며 목표로 한 것은 서울시 중등과학경시대회였다. 입상하면 과학고 입학과 고등과학경시대회 출전 등의 특혜가 주어지는 ‘군침 도는 기회’였다. 그는 중학교 3년을 꼬박 학원에 다니며 정말 열심히 대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중3 1학기 때 그가 대회에 나가 얻은 성적표는 장려상. 과학고 입시에서 특별전형으로 수월하게 입학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은상 이상 입상’이었다.
속상한 것은 둘째치고 그는 당장 향후 진로를 놓고 큰 고민에 빠졌다. “앞이 캄캄하더라고요. 그동안 노력한 걸 포기하고 과학고가 아닌 다른 고등학교에 가야 하나, 내가 과학에 소질이 없는 건 아닌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그 전까지는 큰 실패를 경험해본 적이 없어 더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장려상 받은 후 부모님까지 ‘이제 그만하자’고 말씀하셨죠. 그런데 오기가 생겼어요. 2학기에 있는 과학 올림피아드에 한 번만 더 도전해 보고 그래도 안되면 포기하자 결심했고, 다행히 그때 좋은 성적을 거둬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어요.”
사실 수정양은 중·고교 6년 내내 전교생이 알아주는 ‘공부 잘하는 아이’였다. 대청중 재학 시절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통틀어 3학년 2학기를 빼곤 항상 전교 1등이었고, 서울과학고에 진학해서도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 2학년 1학기까지 전 과목 전교 2등을 기록했다. 그런 그에게 ‘미국 유학’은 오래전부터 품은 꿈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1년 반 정도 미국 시카고에 살았어요. 거기서 공부 외에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거든요. 동네 여자 아이들끼리 모여 유니폼 맞춰 입고 축구 리그를 했고 피겨스케이팅과 수영도 그때 다 배웠어요. 모두 무료였죠. 만약 되돌아오지 않았다면 그게 얼마나 좋은 환경이었는지도 몰랐을 거예요. 다시 우리나라에서 공부하며 생각했어요. 나중에 꼭 다시 미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고.”

- 서울과학고 입학 후 그가 가장 신경쓴 부분은 고1 9월에 있었던 국제 물리 올림피아드였다. 거기서 은상으로 입상한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유학 준비에 돌입했다. 공부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의외로 SAT 점수 관리였다. 영어에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지만 문법과 작문 등 ‘시험용 영어’의 벽은 의외로 높았다. 수학을 제외하고 수정양의 과목별 초반 점수는 800점 만점에 600점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었다. 그때부터 ‘SAT 집중 공략’이 시작됐다. 겨울방학 때부터 시험이 있는 달까지 꼬박 4개월여를 SAT 공부에 매달렸다. 끝없이 문제를 풀고 오답노트를 만들어 정리했다. 실전과 똑같은 환경에서 모의고사를 풀어보는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처음 치른 시험에서 과목별 점수가 700점대로 뛰었다. 그리고 원서를 제출하기 직전 11월에 치른 두 번째 시험에서 세 과목 총점은 2290점(2400점 만점)을 기록했다.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낸 것은 작년 5월이었다. 그 한 달간 SATⅠ시험 외에 화학?갭?수학ⅡC(심화과정)로 구성된 SATⅡ를 한꺼번에 봤고 세 과목 전부 만점을 받았다. 그 사이 중간고사가 있었고 용인에 있는 한국외대부속외고에서 단 열흘 만에 AP 과정 7개를 이수했다. 오전에는 학교에서 논문 작성을 위한 실험을 하고, 오후에는 AP 수업을 위해 용인으로 이동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이 계속됐다. 기숙사 생활로 공부의 흐름을 놓칠까봐 2학년 올라와서는 집에서 매일 통학하며 학교에 다녔고 학교가 있는 혜화동과 집이 있는 대치동을 오가는 전철역에서 영어 단어를 외웠다. 잠이 부족해 간혹 수업시간에 조는 한이 있어도 야간 자습시간은 철저하게 집중해 부족한 과목을 보충했다. 매사 ‘기왕 하는 것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원래 MIT는 미국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에 한해서만 조기전형 입학을 허용한다. 수정양 역시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 조기전형에 응시할 수 있었다. 단, 합격해도 정시에 다른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는 정시 전형에서 스탠퍼드와 UC버클리에 추가로 합격했고 고심 끝에 MIT 진학을 선택했다. “아직도 내가 MIT에 합격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결과를 기다리면서 늘 조마조마했거든요. 어떤 날은 될 것 같았다가 또 어떤 날은 내가 뽑힐 이유가 전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합격자 명단이 홈페이지에 게재된 날, 우리 시각으로 새벽이었거든요. 명단에서 제 이름을 발견했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그는 MIT 홈페이지에서 본 ‘MIT가 원하는 인재상’을 읽고 MIT 지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수학과 과학에 특수 재능이 있는 사람, 그리고 자신이 공부한 것을 실용화해 사회에 이바지하고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을 원한대요. 첫 번째 조건에는 별로 부합하지 않지만 두 번째는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그는 MIT에서 뇌인지과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워낙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요. 다양한 사람들을 겪으며 느끼는 건 사람만큼 흥미로운 대상이 없다는 거예요. 그 원인을 알려면 아무래도 뇌 연구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친구를 좋아하고, 중학교 때까지는 시를 쓰는 게 취미였으며, 시간이 나면 펑크든 모던 록이든 음악 듣기를 즐긴다는 수정양은 공부 얘기를 안 할 때면 영락없는 또래 여학생이었다. 헤어지기 직전, “학창 시절 과학을 잘 못해서 과학 잘하는 걸 보니 부럽다”고 했더니 그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과학 공부를 시작한 걸요.”
그가 유학을 결심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다. 자신이 얼마나 간절하게 유학을 원하는지, 가서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목표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할 수 있는지 등을 끝없이 자문하는 것. “유학이라는 게 전혀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전혀 다른 공부를 하는 거잖아요. 확신도 없이 그저 한국에서 학교 다니기 힘들어서, 또는 멋있어 보여서 유학을 선택하면 후회할 거예요. 여러 번 생각하고 꼼꼼하게 따진 후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합니다.”
/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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